가치평가와 기업의 스토리 (이중욱 회계사의 가치평가이야기 02)
가치평가와 기업의 스토리
이중욱 회계사의 가치평가이야기 02
기업의 가치평가는 기업의 스토리를 숫자로 표현하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예를 들어 한 자동차회사인 우주자동차가 있습니다. 이 우주자동차회사를 평가할 때 비슷한 자동차회사의 PER[1]가 10배이니까 이 PER 10배를 적용하여 우주자동차 회사의 주당순이익이 1,000원이므로 우주자동차의 적정가치는 10,000원이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는 향후 자동차산업의 성장률이 5%수준으로 전망되니까 이 성장률을 우주자동차의 향후 매출과 이익에 적용하여 평가하니 회사의 가치는 주당 10,000원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우주자동차회사가 자율주행차를 만들고 있고, 자율주행의 고도화를 위해 AI 플랫폼을 연결하고, 어디서나 쉽게 충전할 수 있도록 에너지플랫폼을 연결하고, 이러한 연결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신플랫폼을 구축하여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면 투자자는 이러한 스토리가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주자동차가 이러한 스토리의 실현을 위해 과거 어떻게 준비해 왔는지를 살펴보고, 이 스토리를 실현할 만한 잠재력이 있는지도 따져보게 됩니다.
가치평가는 이 스토리를 숫자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우주자동차는 지금은 단순히 자동차회사인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인 지향점은 플랫폼기업으로서의 빅테크기업이니까 빅테크 기업의 PER 30배를 적용하면 우주자동차의 가치는 30,000원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는 향후 자동차산업의 성장률은 5%수준이지만 전통적인 자동차 시장이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이동하고, 자율주행차 중에서도 잘 갖춰진 모빌리티 생태계로 소비자들이 이동할 것이라고 본다면 우주자동차의 성장률은 최근의 50% 수준이 향후 몇 년 동안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아 이러한 매출 성장률과 이익률이 지속된다면 회사의 가치는 주당 30,000원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스토리를 합리적으로 숫자로 표현해가는 과정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더 적정하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스토리의 합리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산업과 회사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주식가치평가를 할 때 스토리는 두가지 관점에서 중요합니다.
첫째는 사람들을 빠져들게 하는 좋은 스토리를 가진 기업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될 때 회사는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 스토리가 반드시 대단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고 소소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때론 이러한 스토리는 기업의 비젼과도 연결이 됩니다. 주주와 시장에 실현 가능한 명확한 비젼을 제시하고 이 비젼을 달성하기 위한 준비를 충실하게 해 나가는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성장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둘째는 주식가치평가를 할 때는 숫자가 가지는 의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숫자가 가지는 의미가 회사의 스토리와 합리적으로 연결이 될 때 적절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가치평가는 숫자로 이루어지지만, 가치평가에서 다루어지는 숫자들이 회사의 스토리로서 설명이 이루어질 때 그 숫자들에 의미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의미 있는 숫자들로 가치평가가 이루어질 때 회사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될 수 있는 것입니다.
-가치평가이야기 03에서 계속-
[1] PER(Price Earnings Ratio, 주가순이익 비율)는 주가와 주당순이익 배수(Multiple)를 통해 대상회사의 주가(자기자본 가치)를 추정하는 방법으로 대표적인 상대가치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발췌: 가치투자를 위한 나의 첫 주식가치평가, 삼일인포마인, 이중욱 저
참고: 이중욱 작가의 다른 작품
-기업가치평가와 재무실사
-M&A와 투자, 기업재편가이드
-스타트업 M&A 기업소설 “비하인드 바이아웃”
이중욱 회계사 인터뷰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