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전문가칼럼

현대인의 세 가지 경제적 두려운 마음병과 대처방안 - 조원경 교수 칼럼

삼일아이닷컴 2024. 12. 18. 10:47

객원 전문가 칼럼니스트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교수

현대인의 세 가지 경제적 두려운 마음병과 대처방안

1. 상실감과 소외감(FOMO)의 극복

무언가를 놓쳤을 때 괜히 불안한 감정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상실감이나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 이렇게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라고 부른다. 자신이 해보지 못한 가치 있는 경험을 다른 사람이 실제로 하고 있는데 자신만이 소외되어 있는 것 같아 느끼는 불안을 뜻하는 표현이다. 우리말로는 소외 불안 증후군 또는 고립 공포감이라고 한다. ‘남들과 내가 좀 다르면 어때? 굳이 불안까지 느껴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비교에 능하다. 흐름과 나의 흐름이 조금 다를 때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본성일 수 있다. ‘먹방’이 넘치는 TV를 보면 너도나도 ‘맛집’ 찾아 SNS에 사진 올리기가 한창이다. 몇 시간씩 기다리더라도 꼭 먹어야 성이 찬다. “거기 맛집 가 봤어?”라고 물으면 “가 봤지!”라고 대답하고 싶기 때문이다. 유행에 뒤처지기 싫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은 나도 하고, 알아야 하는 마음이 우리의 본능 속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식당에서 나도 가서 먹어봐야 소속감을 느끼는 것이다.

타인의 SNS를 보다가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 재밌고 멋지게 사는 것 같아 상실감을 느끼는 경우는 포모의 흔한 사례로 불릴 수 있다. 남을 따라 하고, 남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강박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내재한 특성이긴 하나, 미디어와 SNS가 발달한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더 극심해졌다. 소셜미디어를 보면 알차게, 재밌게 사는 사람 투성이인데, 그에 비해 자신의 삶은 조금 시시한 것 같게 느껴진다.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해 오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정말 재밌다며 모두 보는 드라마가 있어서 그들의 대화에 끼려면 그 드라마를 봐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또한 포모가 작동하는 것이다. 재밌는 드라마라서 보는 것이지만, 보기 시작한 계기는 모두가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너도나도 참여해서 한때 인기를 끌었던 SNS인 ‘클럽하우스’는 지금 아무도 안 쓴다.

포모가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사람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도 한다. 뒤처지거나 놓치기 싫은 마음에 새로운 취미 생활을 시작하거나, 회사를 다니면서 창업 시도를 하게 만들기도 한다. 잠재력을 끌어내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터무니없는 높은 가격에 자산을 구매하는 비이성적 경제 활동을 반복하는 데도 ‘포모(FOMO) 증후군’이 한몫한다. 코로나19 시대에 집값이 하늘을 모르고 치솟자, 집 없는 사람은 ‘벼락 거지’ 신세에 분노하고, 젊은이들은 영영 집 살 기회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영끌과 빚투에 뛰어들었다. 자산 가격이 한층 상승해 주린이, 코린이, 부린이가 유행하자 포모는 자산 시장에 광범위하게 퍼졌다. 포모가 사회 전체적으로 넘쳐날 때 비이성적 과열이 되어 버블을 만든다.

마케터는 고객이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압박으로 포모를 활용한다. 그들은 마치 지금 당장 구매하지 않으면 뭔가를 놓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유도하도록 판매 기간이 정해져 있는 형태이다. 1+1, 2+1, 50% 할인과 같은 파격적인 제안을 통해 고객이 돈을 아낀다고 느낄 수 있게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 제품 구매를 유도한다. 할인 문구 외에 요즘 핫한 인플루언서나 유명인을 섭외하는 것도 비즈니스와 제품을 홍보하는 훌륭한 전략이 된다. 협찬과 광고를 통해 웹 사이트에서 아이템을 소개할 때 연예인의 이름과 사진을 활용한다면 포모 마케팅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포모 증후군을 극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SNS를 끊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이미 필수로 자리 잡은 SNS를 아예 끊는다면 뒤처진다는 생각에 오히려 불안감만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SNS와의 연결은 유지하되, 이용 빈도수와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용 시간과 주기를 정해놓고 그때만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무조건적으로 모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 나의 행동의 동기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려면 자신에게 뭐가 중요한지를 판단하려 노력해야 한다.

2. 선택 장애(FOBO)의 치명적 결함

포모와 함께 기억해야 할 말로 포보도 있다. 포보(FOBO, Fear of a Better Option)는 최선의 선택지를 찾다가 결국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게 만드는 두려움을 말한다. 더 나은 선택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 용어는 벤처 투자자 패트릭 맥기니스(Patrick J. McGinnis)가 하버드대 MBA 학생이던 2004년 만들어냈다. 그는 저서 『포모 사피엔스』에서 포모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따라가는 인간 심리의 일부라며 “포모는 어떠한 선택도 내릴 수 없게 만드는 포보와 결합해 사람들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포보는 왜 발생할까? 우리는 압도당할 만큼 많은 양의 정보에 눌려 선택이 어려운 세계에 살고 있다. 저녁식사를 할 식당을 고르고 일상적 구매를 할 때도 결정에 앞서 과잉 분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 발달로 정보가 넘쳐 선택을 위한 결정지가 너무 많아 혼란스럽다. 흰색 운동화 끈이 필요해 사려 한다고 하자. 이를 위해 온라인에서 수천 개 항목을 분류하고 수백 개의 리뷰를 읽어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아침에 마실 한 잔의 라떼보다 가격이 저렴한 운동화 끈을 사기 위해서 놀라운 양의 정보를 처리해야 하다면 바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포보는 심각한 분석 마비를 유발하여 일상과 직장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든 선택과 결정은 스스로의 분별력에 기인해야 한다. 포보는 최선의 선택지를 놓칠까 두려운 나머지 가능한 선택지를 탐색하다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한다. 물론 살면서 가끔씩 이런 경우를 경험하는 일은 흔하나, 매사가 그렇다면 문제라는 것이다.

포보는 우리의 뇌가 제대로 된 분석을 하는 것을 막는다. 당신이 모든 옵션을 비교하고 싶다고 생각해 보라. 혹시 가장 완벽한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가능한 옵션을 기다리고 모으느라 시간낭비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현실에서 우리가 찾는 완벽한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가능한 대안은 수학 공식의 결과물이거나 당신이 꿈에서 찾던 산물일 뿐일 수 있다. 단 하나의 완벽한 결정은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프린터 구입, 호텔 예약처럼 직장에서 하는 일상적인 일들은 본질적으로 중요도가 낮다. 약간의 고려는 필요하지만 결정적이고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의사결정은 외주(아웃소싱)를 주는 것이 낫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남에게 맡기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스스로 가구를 고르는 안목이 없다고 하자. 그렇다면 잘 고르는 친구에게 맡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점심 약속 메뉴를 고민하지 말고 만나는 사람한테 메뉴를 고르라고 하는 것도 방법이다. 선택지를 압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는 선택과 결정에 있어서 이해관계가 낮은 결정과 이해관계가 없는 결정을 처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 ‘어느 집을 사야 할지’ 또는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같은 것은 중요한 일이다. 선택과 결정을 하기 전에 몇 가지 기본 원칙을 수립해 보면 어떨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에 따라 기준을 정하고, 관련 사실을 잘 수집해서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먼저 직관에 따라 마음에 최우선 순위가 가는 선택을 식별한 다음 각 옵션을 최우선 순위와 비교한다. 기준에 따라 둘 중 더 나은 것을 선택하고 다른 하나는 버린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여 하나의 최종 선택으로 넘어간다.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지는 못할지도 모르지만,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한 사람이다. 기아와 전쟁과 가난에 처한 사람들은 그런 결정도 할 수 없다.

3.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한 두려움(FOPO)

의견 공포증은 또 어떤가? 사람의 잠재력을 제한하는 가장 큰 요인이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한 두려움(FOPO, Fear of people’s opinions)’이라면 어떤 생각이 드나? 인간은 비교의 동물이어서 그런지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과 비교될 때 주눅이든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었을 때 여러 상황에서 겪는 자존감 하락으로 고민이 넘칠 때도 있다. 의견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타인의 의견에 불안이나 두려움을 느낀다. 그런 감정은 이성과는 정혀 무관하고 그저 타인의 감정에 압도되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지나친 눈치 보기는 소통을 회피하게 하고 경우에 따라 사회공포증을 불러일으킨다. FOPO를 지나치게 느낄 때는 성찰과 자각을 위해 감정을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글을 쓴다든지 타인의 감정도 생각하며 성찰과 자각을 통한 치유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나아가 믿을 만한 사람을 두고 감정 연습을 하며 두려움을 극복하는 문제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연습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무엇보다 실패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진실로 중요하다.


오늘은 조원경 교수님의 칼럼 현대인의 세 가지 경제적 두려운 마음병과 대처방안 대한 내용을 소개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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