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성이 폐기된 통상임금 판단기준의 시사점 - 김우탁 공인노무사

객원 전문가 칼럼니스트 "김우탁"

노무법인 원 대표 / 공인노무사

​

​

​

고정성이 폐기된 통상임금 판단기준의 시사점

2024년 12월 19일(목)에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0다247190, 대법원 2023다302838)이 있었다. 본 기고문 외에도 다양한 필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언론 등에서 다룰 주제라고 생각한다. 이번 판결의 의미를 법률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존에 유지했던 고정성을 폐기하고 소정근로 대가성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가장 주목할 만하다. 이에 대한 법률적인 보완책(임금체계 재정립 등)과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추후 기고에서 다루기로 하고 본 기고에서는 ①과거의 기준은 무엇이었는지와 ②본 판결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위주로 서술하도록 한다.

​

​

1. 정기상여금은 이제는 기본급과 동일한 속성을 가진다는 의미이다.

​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룬 두 사건은 공통적으로 정기상여금을 지급하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정기 상여금을 유지하는 회사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대기업 군에서는 여전히 연봉총액을 구성하는 임금항목으로 유지되고 있다. 독자들이 주목해야 할 이번 판결의 법률적 시사점은 정기상여금은 이제 기본급과 동일한 속성을 가진다고 해석한 점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재직요건을 부가하는 경우 비(非)통상임금으로 인정되던 정기상여금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

​

2. 근로기준법 시행령에 고정성이라는 용어은 없다.

​

평균임금의 정의와 다르게 통상임금의 정의는 근로기준법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에서 통상임금을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통상임금 여부를 판단할 때 정기성, 일률성, 소정근로대가성은 그대로 적용되지만 법령 어디에도 고정성이라는 용어는 없다. 이에 이번 판결에서도 고정성은 법령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직관적인 이유를 들어 고정성 요건을 사실상 폐기하였다. 다만 이 고정성은 재직요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에서 작동하던 성질을 의미하며 최소한도 지급이 보장되는 또 다른 고정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물론 이 또 다른 고정성도 명시적으로 폐기하였지만 소정근로 대가성으로 다시 인정하고 있음에 주의하여야 한다).

본 판결 이전에 재직 요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의 경우 고정적이고 확정적인 임금이 아니므로 통상임금으로 보지 않았다. 실무적인 측면에서 쉽게 설명하면 월 중에 퇴사한 근로자에 대하여 일할계산하지 않는 임금항목은 고정성을 부인함으로써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2013년에 대법원에서) 판결한 바 있다.

​

​

3. 본 판결에서 소정근로일을 충족했다는 사전적 가정법을 사용한 점이 특이하다.

​

재직요건이 부가된 경우 실제로 그 재직일수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 약정된 임금(정기상여금)을 확보할 수 없기에 고정성을 부인했다. 즉 사후적인 평가를 내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판결에서는 소정근로일을 충족했다고 사전적으로 「가정(假定)」할 경우(판결문에서 가정이라는 명시적인 설명은 없지만 필자가 이해를 위해 이 용어를 사용한다)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임금이라면 소정근로 대가성이 충족되며 통상임금으로 인정된다(당연히 정기성과 일률성은 이미 확보된 상황에서 논의한다).

이러한 사전적 가정법을 적용하면 최소한도가 보장되는 각종 임금항목도 소정근로 대가성이 인정된다. 예를 들어 최소 지급금액이 보장된 가족수당 등은 소정근로를 근무하면 당연히 받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정근로일을 초과하는 일수를 충족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이라면 소정근로 대가성은 당연히 부정될 것이다.

​

​

4. 한정된 재원하에 연장근로를 남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시사점이 담겨 있다.

​

기업의 운영에 있어서 인건비에는 당연히 그 한도가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100만원의 인건비를 한도로 연장근로를 수행할 경우 (시급으로 환산되는) 통상임금과 실(實)연장근로시간은 반비례 관계에 있다. 통상임금이 낮을수록 실 연장근로시간은 많을 것이며 반대의 경우에는 실 연장근로시간은 적을 것이다. 이번 판결로 인해 일부 기업들의 시간급 통상임금은 상승할 것이고 총액 인건비 하에 활용 가능한 연장근로시간은 축소될 것이다. 따라서 본 판결은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장시간 근로를 개선하고자 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반영된 판결임을 의미한다.

 

---

오늘은 고정성이 폐기된 통상임금 판단기준의 시사점(김우탁 공인노무사) 대한 내용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해당 내용이 도움이 되셨나요?

​

삼일아이닷컴 준회원(무료)으로 가입시 15일간 정회원 무료 체험 가능하며,

더 다양한 콘텐츠를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삼일아이닷컴 정회원 무료 체험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