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객원 전문가 칼럼니스트 "김진우 공인회계사"
법무법인(유)화우
특수관계가 없는 제3자 간 재산양수도와 증여세 과세문제
저가양수 및 고가양도에 따른 증여이익 과세규정 개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에 의하면,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재산을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양수하거나 특수관계인에게 재산을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양도함으로써 일정 금액 이상의 이익을 얻는 경우 그 이익을 얻은 자에게 증여세가 과세된다(상증세법 제35조 제1항).
그런데 상증세법은 위 규정의 적용을 회피하는 변칙적인 증여행위에 대응하기 위하여, 특수관계가 없는 제3자 간 거래에 대해서도 재산을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양수하거나 시가보다 현저히 높은 가격으로 양도함으로써 일정 금액 이상의 이익을 얻는 경우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제3자 간에는 일반적으로 이해관계가 상반되므로 거래금액이 시가와 차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차액을 증여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현실적으로 모든 거래를 규율대상으로 삼을 수 없음을 고려하여,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 한하여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상증세법 제35조 제2항).
한편, 상증세법은 재산의 시가에 대해서는 자산의 종류별로 그 평가방법을 규정하고 있으나 정당한 사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위 제2항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실무상 쟁점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당한 사유의 존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정당한 사유의 판단 기준
가. 우선, 과세관청은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는 당해 거래의 경위, 거래당사자의 관계, 거래가액의 결정과정 등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여 판단할 사항”이라는 내용의 예규를 다수 생산한 바 있다(서면-2021-자본거래-3217, 2021.05.27, 재산세과-268, 2011.06.02, 재산세과-974, 2008.08.18 등 다수 예규). 그러나 이러한 내용만으로는 정당한 사유의 판단 기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위 규정의 위헌 여부가 쟁점이었던 사건에서, 위 규정이 거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없는 거래 즉,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증여세 회피의 의도가 인식될 정도로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인 거래”로 과세요건을 한정함으로써 납세의무자가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적용 여부를 다툴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14. 7. 24. 선고 2012헌바370 결정).
이러한 내용에 비추어 보면, 정당한 사유의 존부는 원칙적으로 증여세 회피의 의도가 인식될 정도로 경제적 합리성이 결여된 거래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앞서 살펴본 과세관청의 예규는 이를 판단하기 위해 거래의 경위, 거래당사자의 관계, 거래가액의 결정과정 등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 법원의 입장은 어떠할까? 대법원은 (1) 거래당사자들이 거래가격을 객관적 교환가치가 적절하게 반영된 정상적인 가격으로 믿을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있거나, (2) 그 거래가격으로 거래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제인의 관점에서 비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는 객관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0915, 대법원 2013. 8. 23. 선고 2013두5081 판결 등).
전자는 거래가격이 사후적으로 상증세법상 시가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것으로 평가되더라도, 거래당사자들이 거래 당시 합리적인 근거(예컨대, 회계법인 등의 객관적인 가치평가 자료, 다른 잠재적 매수자들이 제안한 가격이나 유사 재산이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거래되는 가격의 수준 등)에 기반하여 거래가격을 정하였다면, 비정상적인 거래로 볼 수 없으므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한편, 후자는 이익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경제인이 동일한 상황 하에서 그 가격과 조건으로 해당 거래를 하였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가에 관한 내용이다.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에서 말하는 경제적 합리성을 기준으로 정당한 사유를 판단한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대법원 역시 같은 맥락에서 ‘특수관계가 없는 자 사이의 거래라고 하더라도, 거래조건을 결정함에 있어서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형성될 수 있는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절히 반영하지 아니할 만한 이유가 없으며, 거래조건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교섭이나 새로운 거래상대방의 물색이 가능함에도 양도인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력도 전혀 하지 아니한 채 자신이 쉽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특정한 거래상대방으로 하여금 이익을 얻게 하는 등 합리적인 경제인이라면 거래 당시의 상황에서 그와 같은 거래조건으로는 거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객관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두24495 판결).
다수의 하급심 판결은 이러한 법리에 따라 다음의 사정이 있는 사건에서 정당한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서울고등법원 2023. 10. 19. 선고 2023누18 판결, 대전고등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누10649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6. 20. 선고 2019누30166 판결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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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액의 재산을 매각하면서도 정상가격을 산정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임의로 매매가격을 정한 경우
• 재산을 긴급히 매각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매수희망자를 물색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특정인만 거래상대방으로 정하여 재산을 신속하게 매각한 경우
• 주식의 가치를 비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하고 그 평가금액으로 매매가격을 정한 경우
• 주식의 실제 가치가 매매가격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인지하고도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양도한 경우
• 종전에 평가한 금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를 무시한 경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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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하면, 정당한 사유는 거래 당시 합리적인 경제인이 통상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는 수준으로 거래대상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확인하고 거래조건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절차를 걸쳐 거래가격을 정하였는지 여부 등에 따라 판단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결국 법원 역시 경제적 합리성을 고려하여 정당한 사유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결어
상증세법은 특수관계가 없는 제3자 간의 거래라 하더라도, 시가와 다른 가격으로 거래함으로써 거래당사자 중 어느 일방이 일정 금액 이상의 이익을 얻은 경우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당한 사유가 없을 것이라는 과세요건을 추가로 두고 있고 그 입증책임을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부여하고 있으나(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두22075 판결), 과세관청이 상당한 수준으로 입증한 경우 개별 사안에 따라 입증책임이 납세자에게 전환될 가능성도 있으므로(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두24495 판결), 거래가액과 시가 간 괴리가 있는 경우 과세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당한 사유를 뒷받침할 자료를 마련해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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