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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전문가칼럼

세무조사 과정에서의 위법한 자료 수집과 조세 부과처분의 적법성 문제 (김진우 회계사)

by 삼일아이닷컴 2026. 6. 25.

객원 전문가 칼럼니스트 "김진우 공인회계사"

법무법인(유) 화우

세무조사 과정에서의 위법한 자료 수집과 조세 부과처분의 적법성 문제

과세관청이 세무조사를 하면서 납세자의 장부, 하드디스크, 이동식 저장장치(USB) 등 자료를 임의로 가져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세무조사가 이와 같이 이루어지는 경우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어떠한 자료가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지 몰라 불안할 수밖에 없고 구체적인 대응에도 한계가 있어서 결과적으로 방어권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 국세기본법은 과세관청의 세무조사와 장부 등 자료의 보관에 대해 엄격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만일 과세관청이 이러한 절차를 무시하고 취득한 자료를 바탕으로 조세의 부과처분을 한다면 그 부과처분은 적법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일까?

관련 규정 개관

가. 국세기본법에 의하면, 세무공무원은 세무조사를 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장부, 서류 또는 그 밖의 물건(이하 ‘장부등’)의 제출을 요구하여야 하고(제81조의4 제3항), 세무조사(조세범처벌절차법에 따른 조세범칙조사를 포함)의 목적으로 납세자의 장부등을 세무관서에 임의로 보관할 수 없다(제81조의10 제1항).

다만, 국세기본법 제81조의6 제3항 각호에 규정된 수시선정에 의한 조사사유(즉, 납세자가 세법에서 정하는 납세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무자료거래, 위장ㆍ가공거래 등 거래내용이 사실과 다른 혐의가 있는 경우, 납세자에 대한 구체적인 탈세제보가 있는 경우 등)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조사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납세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 등 정당한 권한이 있는 자가 임의로 제출한 장부등을 납세자의 동의를 받아 세무관서에 일시 보관할 수 있다(제81조의10 제2항).

세무공무원이 위 규정에 따라 장부등을 일시 보관하려는 경우 납세자로부터 일시 보관 동의서를 받아야 하고, 일시 보관증을 교부하여야 한다(제81조의10 제3항). 그리고, 일시 보관하고 있는 장부등에 대하여 납세자가 반환을 요청하는 경우 그 반환을 요청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장부등을 반환하여야 한다(제81조의10 제4항).

이러한 규정의 내용을 종합하면, 세무조사는 그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납세자의 동의와 승인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지는 임의조사의 성격을 가지며, 단순한 세무조사 절차에서 조사 상대방의 동의나 승인에 의하지 아니한 강제수사 및 조사의 일종인 압수ㆍ수색은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대구지방법원 2019. 5. 29. 선고 2018구합22052 판결, 대구고등법원 2020. 1. 31. 선고 2019누3699 판결 같은 뜻. 대법원 2020. 6. 11. 선고 2020두35578 심리불속행 판결로 확정됨).

나. 한편, 국세청의 내부 훈령인 조사사무처리규정에 의하면, 조사공무원은 세무조사를 실시하면서 조사편의 등의 목적으로 관련 법령 및 규정에서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관련 장부ㆍ서류를 압수ㆍ수색하거나 일시 보관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며(제30조 제2항 제1호), 장부등을 일시 보관하기 위해서는 납세자의 동의만이 아니라 ‘조사관할 지방국세청장의 승인’도 필요하다(제40조 제1항 및 제2항).

판례의 입장

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위법수집증거의 배제) 규정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형사소송에 있어서 적법절차에 따라 수집되지 않은 증거의 능력을 부인하고 있다. 반면, 세법은 이러한 내용의 규정을 명시적으로 두고 있지 않으므로 적법절차에 따라 수집되지 않은 정보에 기초한 부과처분이라 하더라도 실체적 요건을 충족하면 적법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칙은 형사소송절차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행정작용에서도 준수되어야 하므로 그 기본정신은 과세처분에 대해서도 그대로 관철되어야 한다고 하면서(대법원 2012. 10. 18. 선고 2010두12347 판결), 세무조사는 국가의 과세권을 실현하기 위한 행정조사의 일종이므로 세무공무원의 세무조사권 행사에 있어서도 적법절차의 원칙은 마땅히 준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2두0911 판결).

부산고등법원은 이러한 법리에 따라, 세무공무원이 납세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납세자의 사무실을 수색하여 서류와 전자정보를 세무관서로 무단으로 반출하고 과세관청이 이와 같이 취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납세자에게 종합소득세 등을 부과한 사건에서, 과세관청의 부과처분에 실체적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법령 등이 규정한 절차를 위반한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부과처분을 취소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부산고등법원 2020. 4. 22. 선고 2019누22088 판결, 대법원 2020. 9. 3. 선고 2020두39020 심리불속행 판결로 확정됨).

즉, 세무공무원이 법령에 따른 절차를 위반하여 과세정보를 수집한 경우 그 과세정보를 바탕으로 조사대상자에게 이루어지는 부과처분은 위법하다는 것이다.

나. 한편, 과세관청이 법령에 따른 절차를 위반하여 수집된 과세정보를 기초로 조사대상자가 아니라 거래처 등 제3자에게 부과처분을 한다면 그 부과처분은 어떠할까?

대구고등법원은 이 문제가 쟁점인 사건에서 과세관청의 부과처분이 적법하지 않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한 바 있다(대구고등법원 2020. 1. 31. 선고 2019누3699 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11. 13. 선고 2025구합20480 판결). 즉, 행정처분에 이르는 일련의 절차에 위법사유가 있다면 그 처분의 효력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치므로 제3자에 대한 부과처분의 효력 역시 달리 볼 수 없고, 적법절차의 원칙은 공무원의 위법행위를 억제하는 기능을 수행하므로 제3자에 대한 부과처분이라 하여 적법절차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판단할 경우 법령이 명시적으로 규정한 절차는 실효성을 상실하게 되고 공무원의 위법행위를 조장하는 것이 되므로 타당한 결론이라 볼 수 있겠다.

결어

앞서 살펴본 내용을 종합하면, 세무공무원이 납세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납세자의 사무실을 수색하여 서류와 전자정보를 세무관서로 반출하는 경우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 되므로, 과세관청이 이와 같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부과처분을 하는 경우 그 부과처분은 위법한 것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부과처분이 이루어진 경우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다툴 수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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