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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전문가칼럼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한계에 관한 Leading case (이전오 교수)

by 삼일아이닷컴 2026. 7. 1.

-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3두13266 판결 [증여세 등 부과처분 취소]

객원 전문가 칼럼니스트 "이전오 교수"

강남대학교 석좌교수 / 재정경제부 세제발전심의위원장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한계에 관한 Leading case

※ 이번 회에서는 약 10년 전 판결로서,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한계를 명시함으로써 그 후에 많은 영향을 끼친 leading case인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3두13266 판결에 관하여 살펴본다.

[사실관계]

1. A는 2006년 1월경 당시 비상장법인인 호봉건업 주식회사(2010. 1. 20. 부림알이티 주식회사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호봉건업’이라 한다)의 발행주식 5,000주(발행주식 총수의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2. A는 2006. 2. 27. 특수관계자인 원고 등 8인(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에게 호봉건업 주식 합계 4,182주(발행주식 총수의 83.64%, 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를 액면가인 주당 10,000원에 양도(이하 ‘이 사건 양도’라 한다)하였다.

3. A의 조부인 B는 2006. 2. 28. 호봉건업에게 서울 관악구 (주소 생략) 대 2,112㎡ 및 지상 3층 건물(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을 증여하고(이하 ‘이 사건 부동산 거래’), 2006. 3. 3. 호봉건업 명의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4. 호봉건업은 이 사건 부동산을 증여받은 데 대하여 자산수증이익 6,379,127,750원을 익금에 산입하여 2006 사업연도 법인세 1,567,990,230원을 신고ㆍ납부하였다.

5.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11년 4월경 호봉건업에 대한 주식변동조사를 실시하여 이 사건 주식의 양도에 관하여 특수관계자 사이의 비상장주식 저가양도에 따른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적용하여 양도인인 A에게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고, 이 사건 양도가액과 호봉건업 주식을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해 평가한 가액과의 차액을 저가양도에 따른 증여이익으로 보아 양수인인 원고 등에게 증여세를 과세하며, 호봉건업이 이 사건 부동산을 증여받음에 따른 원고의 주식 가치 증가분에 대하여 원고가 이를 B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원고에게 증여세 등을 과세하도록 피고(반포세무서장)에게 과세자료를 통보하였다.

6. 이에 피고는 2011. 7. 1. A에게 이 사건 주식 양도와 관련하여 2006년 귀속 양도소득세 101,141,290원을 부과하면서, 2011. 7. 4.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의 저가양수에 따른 증여세 6,504,340원(이하 ‘이 사건 증여세 ①’) 및 이 사건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증여세 54,624,300원(이하 ‘이 사건 증여세 ②’)을 각 부과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위 증여세 부과처분을 모두 합쳐서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7. 원고는 2011. 9. 23.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조세심판원은 2011. 11. 24.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쟁점]

‘이 사건 증여세 ① 부과처분’의 쟁점은 주식양도인인 A에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면서, 주식양수인인 원고에게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한 것이 시가(평가액)와 실제 거래가액(양도가액)과의 차액 상당액에 대한 이중과세에 해당하므로 실질과세원칙에 반하는 것인지 여부이다.

‘이 사건 증여세 ② 부과처분’의 쟁점은 결손금이 없는 흑자법인의 주주의 특수관계인이 흑자법인에 부동산을 증여한 경우에, 흑자법인이 자산수증익에 대한 법인세를 부담하는 이외에 주주도 주식가치 상승분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담하는지 여부이다.

위 두 가지 쟁점 중 첫째 쟁점에 관하여는 이미 확립된 판결이 있고(대법원 1999. 9. 21. 선고 98두11830 판결, 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2두12458 판결 등)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와 무관하므로, 이 글에서는 두번째 쟁점만 살펴보기로 한다.

[판결요지]

[1] 변칙적인 상속ㆍ증여에 사전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세법 고유의 포괄적인 증여 개념을 도입하고, 종전의 증여의제규정을 일률적으로 증여시기와 증여재산가액의 계산에 관한 규정으로 전환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칙적으로 어떤 거래ㆍ행위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항에서 규정한 증여의 개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같은 조 제1항에 의하여 증여세의 과세가 가능하다.

[2] 증여의제규정의 증여시기와 증여재산가액의 계산에 관한 규정(이하‘가액산정규정’이라 한다)이 특정한 유형의 거래ㆍ행위를 규율하면서 그중 일정한 거래ㆍ행위만을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한정하고 과세범위도 제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증여세 과세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개별 가액산정규정에서 규율하고 있는 거래ㆍ행위 중 증여세 과세대상이나 과세범위에서 제외된 거래ㆍ행위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항의 증여의 개념에 들어맞더라도 그에 대한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

[3]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 제1항,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은 결손법인 및 휴업ㆍ폐업 중인 법인의 주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결손금이 있거나 휴업 또는 폐업 중인 법인에 재산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의 거래를 하여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이 1억 원 이상인 경우를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하여 증여재산가액 산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는 결손법인에 재산을 증여하여 증여가액을 결손금으로 상쇄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증여가액에 대한 법인세를 부담하지 아니하면서 특정법인의 주주 등에게 이익을 주는 변칙증여에 대하여 증여세를 과세하는 데 취지가 있다. 즉 위 각 규정은 결손법인의 경우 결손금을 한도로 증여이익을 산정하도록 하고, 결손법인 외의 법인의 경우 휴업ㆍ폐업 중인 법인으로 적용대상을 한정하고 있다. 이는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자산수증이익 등에 대하여 법인세를 부담하는 법인과의 거래로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을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자 하는 입법의도에 기한 것이고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의 도입으로 이러한 입법의도가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결손법인과의 거래로 인한 이익 중 결손금을 초과하는 부분’이나 ‘휴업ㆍ폐업 법인을 제외한 결손금이 없는 법인과의 거래로 인한 이익’에 대하여는 주주 등에게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도록 하는 한계를 설정한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이익에 대하여는 이를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규정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항 등을 근거로 주주 등에게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

[평석]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의의 및 도입취지

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의의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란 과세요건에 대하여 법률에 상세하게 규정하는 대신에 과세요건에 관한 포괄적 규정을 설정함으로써 과세권자가 본래 의도한 과세요건뿐만 아니라 이와 유사하거나 실질이 같은 경제적 사실을 모두 포함하여 과세하게 만드는 입법형식을 가리킨다. 이렇게 함으로써, 세법에 그 유형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도 증여계약 외의 각종 법형식에 의한 모든 재산ㆍ권리 및 경제적 이익의 무상이전행위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려는 것이다.

나.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도입취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도입취지는 공평과세의 이념구현, 변칙적인 상속ㆍ증여의 차단, 심각한 빈부격차의 해소, 변칙적이고 불법적인 부의 세습 사전 예방 등에 있다.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한계

2004. 1. 1.부터 시행한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하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증여의 개념을 대폭 확장하면서(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항), 종전의 개별적인 증여의제규정을 증여예시규정으로 전환하였다. 문제는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하에서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항만으로도 증여에 대한 과세가 가능하기 때문에 개별 가액산정규정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개별 규정도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한계를 규정하는 의미가 있는지 여부이다. 예컨대 이 사건의 경우에,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 제1항은 결손금이 있거나 휴업 또는 폐업 중인 법인의 주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부동산 등을 증여하여 주식가치가 상승한 경우에 주주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흑자법인의 경우에도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항을 근거로 하여 주주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 지가 문제인 것이다. 이 점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판결취지에 나타난 바와 같은 이유로 부정적으로 해석하였다.

대상판결의 의의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도입취지는 조세 부담의 공평을 통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조세정의의 실현이 조세법률 내지 조세정책이 추구해야할 중요한 이념 중의 하나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조세는 근본적으로 납세자에 대하여 경제적 부담을 가하는 것이고 재산권의 침해가능성을 본질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만큼, 과세요건은 법률로 명확히 정해져야 하고 그 법률의 내용 또한 헌법에 합치하여야 한다.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도입취지에 찬성한다 하더라도, 개별규정을 무시한 채 이익이 발생하기만 하면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은 국민의 재산권 보장과 예측가능성 측면에서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은 흑자법인의 경우에, 수증법인은 자산수증익에 대하여 법인세를 납부하고, 주주들은 추후에 배당을 받을 때나 주식을 양도할 때에 소득세 납세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에 주주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중 내지 삼중의 과세라는 비판이 많았다.

대상판결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항과 개별 가액산정규정간의 관계에 대하여 최초로 입장을 밝히면서,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한계와 관련하여 개별 가액산정규정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증여세의 과세대상과 과세범위를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 최초의 판결이다. 따라서 개별 가액산정규정에서 증여세 과세대상 및 과세범위와 관련된 거래나 행위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거기에서 제외된 거래나 행위에 대하여는, 그것이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항의 증여 개념에 부합한다 할지라도 과세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하게 되었다.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를 빌미로 한 자의적인 과세권 행사에 제동을 걸어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과 법체계에 대한 신뢰를 보장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대상판결의 결론에 찬성한다. 다만, 판결요지 [1]과 판결요지 [2], [3]은 서로 상충된다는 점에서 대상판결의 논리는 석연치 않다. 판결요지 [1]은 삭제하고, “증여 개념의 정의규정(구 상증세법 제2조 제3항) 그 자체만으로는 독립적인 과세근거가 될 수 없고, 구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에서 흑자법인의 경우는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에 결국 흑자법인인 호봉건업의 주주인 원고에 대한 과세는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논리를 전개하였어야 옳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대상판결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하에서도 개별규정의 역할과 의미를 중시하면서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한계를 명시한 기념비적 판결로서 그 후 판결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한 것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개별규정으로 예시되지 않은 거래 유형에 대하여 무리하게 과세하여서는 아니되고, 필요하면 그런 행위 유형에 대한 과세요건 및 증여재산가액 산정에 관한 개별규정을 신설ㆍ보완한 후에 과세함으로써 납세자에게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를 운영해야 할 것이라는 정책적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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