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객원전문가칼럼

교육세와 대학 기금 (한영혜 회계사)

by 삼일아이닷컴 2025. 9. 10.

객원 전문가 칼럼니스트 "한영혜"

보고펀드자산운용 CFO

 

교육세와 대학 기금

한영혜 회계사

 

 최근 1조원을 초과하는 금융보험업 수익금액에 대해 교육세율을 두 배로 인상하겠다는 입법예고가 있어 이슈가 되고 있다. 교육세는 의무교육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1958년에 소득세에 추가로 부과되는 형태로 제정되었다가 1961년에 세제 개편으로 폐지되었다. 지금처럼 금융보험업 수익금액에 0.5%를 부과하는 형태의 교육세로 재도입된 것은 1982년인데, 그 목적은 과외금지 조치 등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기하고 인구증가 및 도시집중으로 인한 과밀학급 해소 등에 필요한 재원 확보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5년 한시법이었는데 계속 연장되더니 어느 순간 영구세가 되었고, 과세대상인 금융보험업의 범위도 점점 더 확대되었다. 2023년 기준으로 금융보험업자는 연간 5.2조원 교육세의 약 34%를 부담하고 있고 2024년에는 교육세 징수액이 6.2조원으로 증가하였다고 보도되고 있는데, 과연 교육서비스의 공급자도 수요자도 아닌 금융보험업자에게 계속적으로 교육세를 부담시키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교육은 대학입시교육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 그러나 과도한 대학입시경쟁과 엄청난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입학한 대학은 점점 취업을 준비하는 곳이 되어 가고 있고, 4차산업시대에 필요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는 교육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여건이 열악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학진학율은 70%를 넘어 OECD국가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나 대학의 재정적 여건은 지난 15년간 등록금이 동결되었고 거기에 더하여 지방대학은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어 어려운 상태이다. 현재 학생들이 납부하는 등록금 및 수강료 수입은 대학 전체 수입의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지출면에서 보면 교직원 보수, 관리 운영비 등 50%가 넘는 고정비 비중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대학이 연구활동 및 학생 교육환경 투자를 위해 지출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2025년부터 각 대학은 그동안 국가장학금과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오랫동안 동결되어 온 등록금 인상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러한 등록금 수입 외에 운영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재원으로 수익사업, 채권 발행, 발전기금 모집 등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일례로 전국에 콜드체인망을 갖추고 우유 및 두유 사업을 수익사업으로 활발하게 하고 있는 몇몇 대학들이 있고, 금융시장에서 채권발행을 시도하는 대학들도 있다.

현재 국립대학인 서울대는 교육부장관 승인을 거쳐 채권발행이 허용되고 있고(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 제25조) 사립대학은 사립학교법 제28조에 의거 채무부담시 교육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어 일단은 교육부 승인만 받으면 채권 발행이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이에 일부 사립대학은 학부모, 대학원생, 동문, 교원 등을 상대로 학교채를 발행하였으나 학생의 졸업후에도 학부모가 상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아 채무면제이익 또는 기부금수입으로 잡는 사례도 있었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이러한 정도의 제한적인 채권 발행만 허가를 해주고 있는 것 같은데 이는 대학이 원하는 진정한 의미의 금융시장을 통한 채권 발행은 아닐 것이다. 과거에 고려대와 포항공대는 금융시장에서 채권 발행을 위해 법률검토 및 신용평가도 받았으나 아직 발행은 미정인데 교육부는 무엇을 우려하는 것일까? 서울대의 경우 중장기 발전계획에 의하면 기숙형대학(residential college) 도입을 위한 생활관 재건축사업 등 대규모 사업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발행이 필요하다고 하고 서울대의 높은 인지도와 안정적인 정부출연금 구조 등의 특성으로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받아 AAA채권의 금리로 약 1조원이 넘는 채권발행 여력이 있다고 하는데 아직 발행이 없는 건 역시 교육부장관의 승인에 기재부장관의 협의가 걸림돌일까?

꼭 일시에 모든 학에 채권 발행을 허용할 필요는 없다. 코로나19 이후에 비로소 국립대학에 일반 채권발행을 허용한 일본의 사례를 보면 동경대는 실제로 증권회사를 주간사로 하여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정부보증이 없는 40년 만기 ESG 채권을 발행하였고 향후에도 계속적으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도 상위 국립대학 및 재정 건전성이 좋은 일부 사립대학을 우선적으로 하여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허용한다면 금융기관 차입금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공공지원 예산을 좀 더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채권 발행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미국의 대학을 보면 채권을 발행함으로써 기금만으로 달성할 수 없는 운용 및 지출에 있어서의 유연성을 가져간다는 이점도 있겠다.

 대학의 발전기금이라 부르는 기부금의 경우 최근 대학 총장의 역할은 더 많은 기부금을 끌어오는데 있다고 할 만큼 각 대학들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이다. 2023년 기준으로 보면 기부금 순위가 대학교 랭킹하고 비슷할 만큼 상위대학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기부금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나 사립대학 기준 대학재정알리미 자료를 보면 제일 순위가 높은 대학도 1,000억원을 넘기는 곳은 한군데도 없는 것으로 보여 국내의 대학 발전기금의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고 하겠다.

미국의 경우 미국대학 경영임원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College and University Business Officers, NACUBO)에서 매년 대학 기금 연구 자료를 발표하고 있는데 5천만달러(약 700억원) 미만의 소규모부터 50억달러(약 7조원)이상의 대규모 기금을 규모별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2024년 기금 운용 실적을 보면 650개가 넘는 기관의 총 기금자산은 약 1,200조원에 달하며 중간값은 약 3,400억원이다. 2024년중 신규 기부금은 약 21조원으로 평균은 약 340억원, 중간값은 약 70억원을 기록하고 있어 기부금이 소수의 대학에게 몰리는 경향을 볼 수 있다.

미국 대학 기금의 2024년 1년 투자 수익률은 11.2%, 지난 10년간 연평균 기금운용 수익률은 6.8%를 기록하고 있다. 5년 평균 수익률은 8.3%, 25년 평균 수익률은 6.1%이다. 그러나 2022년에는 (-)를 기록하여 지난 3년 평균수익률은 3.4%에 그치고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두는 것이 중요한데, 장기적으로 볼 때 더 큰 규모의 기금이 일반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특성을 보여준다.

미국의 대학 기금들이 이렇게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데에는 자산배분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사모펀드, 벤처투자,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50%가 넘는 자산을 배분한 결과로 보인다. 우리가 이름을 들어 알 수 있는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MIT 등의 큰 손 대학기금들이 사모펀드의 투자자로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하겠다. 한국 대학의 경우 대학재정알리미 자료에 의하면 2024년 사립대학의 수익용기본재산 평균 수익률은 2.8%, 3년 평균 수익률은 2.8%를 기록하고 있으니 거의 무위험예금 이자율로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운용된 미국의 대학 기금은 대부분 학생 재정 지원 (48.1%) 및 학업 프로그램 (17.7%)에 사용되었고 그 외 교수진 지원이나 캠퍼스 시설 운영 및 유지보수 등 필요한 곳에 사용되었으며, 대학 연간 운영비의 15.3%를 이러한 기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대학 기금이 적절한 수익을 내고 그 운용자금으로 대학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다면 등록금 및 정부의 재정지원에 기대지 않게 되므로 대학의 자율성 및 재정 안정성을 향상시켜 대학의 장기적인 계획 수립과 함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 유수한 대학으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한국 대학들이 유념해야 할 포인트로 보인다.

 

Copyrightⓒ 삼일피더블유씨솔루션(주) All rights reserved.


 

삼일아이닷컴 준회원(무료)으로 가입시 15일간 정회원 무료 체험 가능하며,

더 다양한 콘텐츠를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삼일아이닷컴 정회원 무료 체험 신청하세요!

삼일아이닷컴 정회원 무료 체험 신청하세요 삼일아이닷컴의 차별화된 컴텐츠와 서비스를 통하여 조세, 회계, 재경, 법률분야 서비스의 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실 수 있습니다. ​ 지금

samilicom.tistory.com

 

 

사업자 정보 표시
삼일인포마인(주) | 이희태 |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273 용산빌딩 4층 | 사업자 등록번호 : 106-81-19636 | TEL : 02-3489-3100 | Mail : syj1015@samili.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용산 제 03791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