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행정법원 2025. 9. 12. 선고 2024구단64935 판결

객원 전문가 칼럼니스트 "황남석 교수"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매매사례가액을 부인한 사례
서설
양도소득세를 과세할 때 원칙적인 양도가액은 실지거래가액이다. 일반적으로 양도인이 양수인으로부터 수입하였거나 수입할 가액이 양도가액으로서 과세표준을 계산하는 기준이 된다. 그렇다면 실지거래가액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실지거래가액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바로 기준시가를 적용하지 않고 양도일 전후 3개월 이내의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의 순서로 적용한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76조의2 제3항). 여기서 매매사례가액은 양도가액으로 인정될 수 있는 매우 유력한 가액으로 기능한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과 같이 가격의 변동성이 큰 경우에도 매매사례가액을 양도가액으로 취급할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된다. 과세관청은 이에 관하여 소극적인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 이 문제와 관련하여 매매사례가액을 부인한 판결이 선고되었다. 이런 사실관계의 문제는 법률심인 대법원 판결에서는 거의 다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판례의 태도를 잘 알기 어렵다. 따라서 대상 판결은 실무상 매매사례가액을 부인할 때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져 소개한다.
사실관계
원고는 1997. 2. 25. 부산 해운대구 B아파트 C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를 취득하였고, 2021. 5. 24. 원고의 아들인 D에게 이를 500,000,000원에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다음날인 2021. 5. 25. D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이하 ‘이 사건 양도’라고 한다).
원고는 2021. 8. 2. 이 사건 아파트의 양도에 관하여 그 양도가액을 실지거래가액인 500,000,000원으로 하여 산정한 양도소득세 133,992,818원을 신고ㆍ납부하였다. 피고는 2023. 1. 16.부터 2023. 2. 14.까지 원고의 2021년도 귀속 양도소득세에 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후, 원고가 특수관계인인 아들에게 시가(800,000,000원)보다 낮은 가격으로 이 사건 아파트를 양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양도소득세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적용하고 2023. 5. 16. 원고에게 양도소득세 및 가산세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부과처분’).
피고는 동일 아파트 단지인 부산 해운대구 B아파트의 E호(이하 ‘비교대상아파트’)에 관하여 2021. 6. 22. 자 매매(매매가액 800,000,000원)를 원인으로 2022. 6. 14.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것(이하 ‘유사매매사례’라고 한다)을 매매사례가액으로 보아 이 사건 양도 당시 이 사건 아파트의 시가를 800,000,000원으로 판단하였다.
쟁점
원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① 유사매매사례의 등기원인은 2021. 6. 22.자 매매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2021. 9. 8. 매매예약을 거쳐 종래 매매계약이 효력을 상실한 이후 2022. 6. 14.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으므로 이는 2022. 6. 14. 이루어진 매매에 해당하여 평가기간 내의 매매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 ② 장기간 매매계약이 이행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매매사례가액이라고 볼 수 없다. ③ 비교대상아파트의 특수한 사정이 반영된 비정상적인 거래사례에 해당하므로, 이를 기준으로 이 사건 아파트의 시가를 산정하는 것은 부당하다.
대상 판결의 요지
비교대상아파트는 이 사건 아파트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위치하고 주거전용 면적이 동일하며 공시가격의 차이는 2.9%에 불과하여 상증법 시행령 제49조 제4항, 상증법 시행규칙 제15조 제3항의 요건을 갖추고 있어 유사매매사례로 인정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비교대상아파트의 매매계약은 2021. 6. 22. 이루어졌고 그 매매가액은 800,000,000원이었다. 당시 매매대금 잔금 지급일은 2022. 6. 15.로 정해졌는데 이는 매수인인 G가 기존에 거주하는 주택의 전세계약 만료일이 2022. 4. 말로 되어 있었고 매도인인 H가 이사갈 집도 2022. 6. 무렵 입주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잔금까지 기간이 상당히 남아 있었으므로 2021. 9. 8. 매수인 G는 비교대상아파트에 대하여 같은 날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하였고, 같은 날 부산시 해운대구청장에 위 2021. 6. 22.자 매매계약에 따른 부동산거래계약 신고가 마쳐졌다.
이에 따르면 당사자 사이에 2021. 6. 22. 체결된 매매계약에 따라 2022. 6. 14.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것으로 볼 수 있고, 2021. 6. 22.자 매매계약이 2021. 9. 8.경 효력을 상실하였다거나 2022. 6. 14.에 이르러 새로운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없다. 결국 유사매매사례의 매매계약일은 2021. 6. 22.인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이 사건 양도일 전후 각 3개월의 기간 내에 있어 해당 유사거래사례는 상증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의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상증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의 규정은 시가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을 예시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바, 해당 규정에 따른 매매사례가액이 이 사건 아파트의 교환가치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인정된다면, 단지 해당 시행령의 요건을 충족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거래사례가액이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인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부동산 시세가 급등할 경우 매물이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동일한 시점에도 동일 단지 또는 인근 단지의 유사 매물 사이에도 매매가액의 편차가 매우 크게 벌어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매도자가 실거래가가 등록되지 않은 급등 시세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 저가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하며, 매수자가 시장상황을 선제적으로 파악한 상태에서 가격상승예상분까지 반영하여 매수하는 경우 고가거래가 이루어지기도함), 한 달이나 심지어 1, 2주 사이에도 상당한 수준으로 매매가액의 격차가 벌어지는경우도 많이 발생하므로, 당시 시장상황이 단기간에 부동산이 급등하는 상황이었다면 기준시점 전후 3개월 내에 특정한 매매사례가 존재한다고 하여 해당 매매사례가액을 곧바로 대상 부동산의 시가인 것으로 인정하기보다는 해당 거래사례가 이 사건 아파트의 시가를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반영하는 것인지를 신중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아파트와 그 인근 I아파트(부산 해운대구 J)의 2021. 5.을 전후한 면적별 실거래가 내역을 살피면 비교적 단기간에 30% 이상, 최대 68%까지의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다. 여기에 비교대상아파트의 매수인인 G는 시세 상승이 먼저 발생한 본인 소유의 부산 수영구 소재 아파트를 2021. 6. 4. 역대최고가인 1,820,000,000원에 매도한 후 2021. 6. 22. 비교대상아파트를 비교적 과감하게 800,000,000원에 매수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통계정보1)상 부산 해운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아래와 같이 1년 간 급상승하였다는 점(상승률은 26.07%임)을 고려하면, 이 사건 아파트의 양도일로부터 한 달 후에 있었던 유사거래사례에 대하여도 이 사건 아파트의 시가를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반영하는 것인지를 신중히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
법원감정인은 이 사건 아파트의 2021. 5. 24. 시가를 감정할 때, 거래사례비교법에 따라 같은 아파트단지, 같은 면적인 제13층 세대에 대하여 2020. 12. 2. 이루어진 매매거래사례(거래가격 592,000,000원)를 비교거래사례로 선정한 후 여기에 시점보정(1.11149), 호별요인에 따른 격차율(0.94)을 반영하여 이 사건 아파트의 시가를 619,000,000원(= 592,000,000원 × 1.11149 × 0.94)으로 산정하였는바, 감정서에 기재된 여러 거래사례들과 평가사례들, 감정인이 밝힌 매매거래사례 선정의 이유, 격차율 산정의 근거 그 밖에 사실조회에 대한 회신내용까지 함께 살펴보았을 때, 위 감정에서 거래사례의 산정이나 시점 보정, 호별요인에 따른 격차율 산정은 모두 적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어(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 제5항, 상증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에 따라 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인정하는 경우와는 다르게, 부동산 시가감정에서는 시간의 경과에 따른 시세의 변동을 시점 보정의 형태로 감정평가액에 반영하는 이상 유사매매사례를 반드시 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 제5항에 규정된 기간 내에 있었던 것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볼 이유는 없다), 위 감정결과는 이 사건 아파트의 특성과 가격형성상 여러 요인들을 잘 반영하여 이 사건 아파트의 시가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산정한 것으로 판단함이 상당하다. 위에서 살핀 제반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비교거래사례가액은 이 사건 양도 시점(2021. 5. 25.)에서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하여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시가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반영한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이 사건 아파트의 이 사건 양도 시점에서 구 상증세법 제60조,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시가는 619,000,000원이라고 평가함이 상당하다.
평석
대상 판결은 유사매매사례의 매매사례가액을 부인하고 감정가액에 따른 것으로 음미해 보아야 할 쟁점을 담고 있다.
시가는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서, 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 제5항, 상증법 제60조 제2항, 상증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1호는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등으로 그 거래가액이 객관적으로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 자산의 양도일 전후 각 3개월의 기간에 당해 재산에 대한 매매사실이 있는 경우(매매계약일 기준)에는 그 거래가액을 시가로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상증법 시행령 제49조 제4항는 대상 자산과 면적ㆍ위치ㆍ용도ㆍ종목 및 기준시가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다른 재산에 대하여도 위 평가기간 동안 매매사실이 있는 경우 그 거래가액을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상증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의 규정은 시가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을 예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0두5098 판결 등 참조), 같은 맥락에서 “과세처분 취소소송의 과세처분 취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당해 자산의 상속 당시 시가가 입증된 때에는 그 시가를 기준으로 정당한 양도차익과 세액을 산출한 다음 과세처분의 세액이 정당한 세액을 초과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시가’라 함은 원칙적으로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격을 의미하지만 이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도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거래를 통한 교환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가격도 ‘시가’로 볼 수 있고, 그 가액이 소급감정에 의한 것이라 하여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시하여(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두8751 판결 등) 상증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에 규정된 평가기간을 벗어나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과정에서 법원의 촉탁에 따라 이뤄진 감정의 경우에도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법문상으로는 매매사례가액이 감정가액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되는데, 대상 판결 법원은 매매사례가액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 사건 아파트와 그 인근 I아파트(부산 해운대구 J)의 2021. 5.을 전후한 면적별 실거래가가 비교적 단기간에 30% 이상, 최대 68%까지의 편차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무상 실거래가가 편차를 보여도 매매사례가액을 부인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대상 판결에서 알 수 있는 편차의 정도는 다른 사건에서 유력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매매계약일 판단에 관한 대상 판결의 접근 방식도 눈여겨 볼 가치가 있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시가감정에서는 시간의 경과에 따른 시세의 변동을 시점 보정의 형태로 감정평가액에 반영하는 이상 유사매매사례를 반드시 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 제5항에 규정된 기간 내에 있었던 것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볼 이유는 없다는 판시도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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