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평가를 넘어서: 소설가로 변신한 M&A 전문가
「기업가치평가와 재무실사」의 저자 이중욱 회계사
이중욱 회계사
현. 삼화회계법인
이중욱 회계사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여 공인회계사, 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회계 감사본부와 Deal본부에서 오랜 기간 전문지식을 쌓아왔으며
현재에는 삼화회계법인에서 M&A 투자 전문가로서 근무 중이다.
삼일인포마인에서 「기업가치평가와 재무실사」, 「M&A와 투자, 기업재편 가이드」, 「가치투자를 위한 나의 첫 주식가치평가」 등의
저서를 집필했으며, 해당 도서는 M&A와 가치평가 분야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M&A 기업소설 을 출간하여 소설가로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중욱 회계사는 복잡한 재무 개념을 쉽게 풀어내어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좋은 일은 좋은 꿈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신념으로, 다양한 꿈을 꾸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안녕하세요. 이중욱 회계사님.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삼일아이닷컴 이용자분들을 위한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회계사 이중욱입니다.
저는 삼일회계법인에서 회계사 생활을 시작하여 회계감사와 Deal 파트에서 오랜 경험을 쌓고,
지금은 로컬회계법인에서 M&A 재무 및 회계분야 자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M&A 자문 뿐만 아니라, 지난 20여 년 동안 다양한 기업들의 가치를 평가하고, 크고 작은 딜(deal)들이 이루어지는
현장에 함께 하면서 얻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책을 쓰는 것에도 흥미를 느끼고 있는 작가 지망생이기도 합니다.
여러 도서를 출간하셨음에도 스스로를 작가 지망생이라는 말씀하시는 부분이 겸손해보이시면서도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회계사님께서는 M&A 분야 스테디셀러 「기업 가치평가와 재무실사」부터 「M&A와 투자, 기업재편 가이드」, 「가치투자를 위한 나의 첫 주식가치평가」 등 다양한 저서를 집필하셨는데요. 각 저서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근 들어 가치평가는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K-POP을 다루는 기사에서도 기업의 가치평가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곤 하죠.
이렇게 가치평가에 대한 이야기를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가치평가를 복잡하고 어려운 일로 생각합니다.
어떤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복잡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핵심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어떻게 평가에 적용하는지에 대한 예시와 가이드가 있다면
일반 대중들이 가치평가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관련 책들을 계속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펴낸 「기업 가치평가와 재무실사」는 현실 세계에서 가치평가가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 가치평가에 필요한 실무 안내서 역할을 하는데 가장 기준이 되는 전문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가치평가가 점차 중요해진 여러 이유 중 하나가 기업 간의 M&A가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M&A 실행과정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거나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는 다양한 주제들을 체계적으로 다루는 책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두 번째 출간한 「M&A와 투자, 기업재편 가이드」는 M&A와 관련하여 반드시 고려해야 할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이해와 실행과정에 있어 전체적이고 체계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는 목적으로 집필한 책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치투자를 위한 나의 첫 주식가치평가」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가치평가의 입문서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첫 출간하였던 「기업 가치평가와 재무실사」는 실무서여서 입문자들이 보시기에 책이 ‘두껍다’ 혹은 ‘어렵다’라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주식의 가치평가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복잡한 내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단순하게 접근하면서도 기업 핵심가치에 접근할 수 있게 돕고자 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즉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복잡하면 안 된다’는 것이 「가치투자를 위한 나의 첫 주식가치평가」의 핵심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M&A 파트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은 회계감사 및 세무자문 분야와는 많이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간 다양한 기업을 평가하고 적정 가치를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딜(Deal)을 완성해 오셨는데요. 특별히 기억하는 일화가 있으시다면 한 가지만 소개 부탁드립니다.
모든 딜(Deal)이 기억에 남지만 그중에서도 최근 웹 소설 제작사 M&A 자문에 참여했던 일화를 소개하여 드리고 싶습니다.
M&A 업무에서 있어 저와 같은 전문가들의 역할은 통상적으로 ‘자문’에 응하는 것, 즉 ‘컨설팅’을 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기업이 요구하는 여러 가지 사항을 청취한 후 전문가로서 의견을 통해 성공적인 딜(Deal)을 이끌어내는 것이죠.
해당 웹 소설 제작사의 딜(Deal)에서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M&A 전문가로서 자문을 제공했고,
약 1년여의 시간이 흘러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딜(Deal) 종료 후 해당 기업 관계자 분들과 다시 만난 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웹소설은 아니지만 저 또한 소설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입장이 바뀌기 시작했죠”
그 이후 제작사 관계자분은 해당 분야 전문가로서 저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M&A 자문을 제공하였던 제가 소설쓰기 자문을 받게 된 것이죠.
그 분께서는 저에게 “우리 회사 웹 소설의 경쟁자가 무엇일 것 같아요?”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저는 당연히 다른 회사에서 출시되는 웹 소설이 아니냐고 답을 했지만, 그 분은 생각지도 못한 말은 건넸습니다.
“우리 회사 웹 소설의 경쟁자가 무엇일 것 같아요?”
“다른 회사에서 출시되는 웹 소설?”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맞다고 할 수도 없네요.
사람들이 여가 시간을 소비할 때 찾게 되는 모든 콘텐츠가 다 경쟁자예요! 유튜브나 숏폼 영상, 스포츠, 영화, 웹툰 등등...
독자들이 시간을 소비하는 모든 것이 대상이 될 수 있죠.
이중욱 회계사님 책이 BTS의 숏폼 동영상이나 천만 영화보다 더 재미있고 가치 있나요?” 라고 말입니다.
순간 저는 할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 ……… ”
처음으로 수요자(독자) 입장에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 동안 읽는 사람, 듣는 사람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은 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쓰고 싶은 이야기에 집중했음을 부인할 수 없었고,
집에 돌아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았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내가 펴낸 책이 독자들이 소중한 시간을 기꺼이 투자하여 볼 만한 책일까? 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러한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탄생한 책이 최근 출간한 M&A 기업소설 「비하인드 바이아웃」입니다.
그러셨군요. 사실 저희도 이번 인터뷰를 통해 최근 집필하신 M&A 기업소설 「비하인드 바이아웃」에 관한 질문을 드리려고 했습니다. 회계사로서의 전문성을 담은 전문 서적이 아닌 소설 집필까지 도전하게 되신 배경이 궁금했거든요.
저 역시 소설을 집필하게 된 것에 스스로 놀라고 있습니다. 회계사로서의 전문 영역을 전문서가 아닌 소설을 통해 독자들이 관련 분야를 더욱 재미있게 느낄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것은 없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어렵지만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서게 됐습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 생기가 넘치려면 사람들이 다양한 꿈을 꿀 수 있어야 하고, 그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지닌 다양하고 멋진 꿈들이 창업을 통해 실현되고, 우리들은 그들의 꿈에 투자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상상력이 풍부한 스타트업이 많이 등장하고, 투자자들 또한 그들과 같은 꿈을 꾸면서 좋은 기업의 가치를 알아보고 투자하게 된다면 지속가능한 투자생태계가 만들어질 것 같다고 말입니다. 영화 ‘웡카’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좋은 일은 좋은 꿈에서부터 시작된다!”
꿈꾸는 사회, 다양한 꿈에 투자하는 사회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꿈이 실현되려면 기업에 대한 투자나 M&A도 활발하게 이루어져야겠죠. 그리고 시작은 제가 잘 아는 분야에서부터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스타트업 M&A 기업소설 「비하인드 바이아웃」은 이런 배경 아래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다양한 꿈을 꾸기를 바라면서 저 역시도 한편의 꿈을 꾸듯 쓴 것 같습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죠.”
M&A는 이제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수 전략이 되었고, 투자활동도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려운 점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기업의 입장과 컨설팅 전문가 입장에서 이와 같은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무엇보다 ‘관심’이 필요합니다. 어떤 것이든 처음이 어렵지 기초를 알고 나면 그 다음을 이해하기란 상대적으로 쉬워집니다. 즉 어렵다고 생각되는 그 높고 단단한 요새의 문을 여는 열쇠는 바로 ‘관심’인 것이죠. ‘관심’을 갖게 된 후부터는 알아서 찾아보게 됩니다. M&A나 투자는 전문가들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진입장벽을 더욱 높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관심’은 그 벽을 투명하게 만들죠.
얼마 전 어도어와 하이브 간의 분쟁이 뉴스를 도배했을 당시, 평소 같으면 어렵다고 생각하였을 ‘우선매수권’, ‘경업금지’, ‘경영권 찬탈’, ‘바이아웃’ 등 M&A 용어와 관련 이슈들을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 찾아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관심’이라는 것 자체가 그 높고 단단해 보이기만 했던 벽을 허문 것이죠.
사실 자본시장의 성장 모습을 수십 년간 지켜봐 왔으나, 기업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공평하게 전달되지 못하는 것 같아 늘 아쉬웠습니다. 그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할 출발점은 ‘관심’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습니다. 스타트업 M&A 기업소설 「비하인드 바이아웃」과 실용서 「M&A와 투자, 기업재편 가이드」 등의 책이 ‘관심’을 갖고 M&A를 접하게 될 독자들에게 미력하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해 M&A와 자본시장 분야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M&A 전문가로서 2024년 올해 하반기 트렌드 혹은 2025년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시나요?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고금리 여파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M&A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다만 다른 한편으로 시장의 니즈라는 측면도 고려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인구통계학적 변화, 기후변화, 인공지능(AI) 확산 등의 트렌드와 저성장이 고착화된 산업의 증가 등 경제 구조적 변화는 M&A에 대한 수요의 증가를 대변합니다. 결국 지난 2년 동안의 관망기로부터 M&A가 드라마틱하게 증가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수요들로 인해 올 하반기와 내년에는 점진적인 증가를 예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다수의 신입 회계사들은 회계감사나 세무자문 분야에서 업무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회계사님처럼 M&A 딜(Deal) 분야로 가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M&A 분야에서의 업무를 위해서는 소통과 공존, 상생의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M&A는 거래이고 상대방이 존재하며,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어느 일방의 이익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M&A에서 우리는 ‘협상’ 이라는 단어를 자주 마주하게 되는데, ‘협상’은 한자로 ‘協商’ 이라고 씁니다. 숫자10을 뜻하는 열(十)과 힘을 뜻하는 역(力)자 3개를 합친 ‘협(協)’이란 글자와 이익을 위한 거래활동을 일컫는 ‘상(商)’이라는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가 ‘협상(協商)’이죠. “즉, 공동의 이익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이익을 위해 서로 협력한다는 것에 어폐가 있을 수도 있으나, 나의 이익과 상대방의 이익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거래의 합의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이 딜(Deal) 로 인해 상대방이 얻는 것은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는 것은 딜의 성패에 있어 중요한 과제가 될 수 도 있습니다. 그렇게 공동의 이익을 위해 소통하고, 공존을 위해 노력하며, 상생의 자세로 M&A를 바라본다면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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