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객원 전문가 칼럼니스트 "김진우"
공인회계사 법무법인(유)화우
자기주식의 소각과 증여세 과세문제
법인이 일부 주주의 주식을 시가와 다른 가격으로 소각하는 경우 주식을 소각한 주주와 나머지 주주 간에 경제적 이익이 이전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즉, 주식을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소각하는 경우 주식을 소각한 주주가 입는 경제적 손실은 다른 주주의 이익으로 돌아가고, 주식을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소각하는 경우 주식을 소각한 주주가 얻는 경제적 이익은 다른 주주의 손실로 돌아간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은 법인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간에 이러한 방법으로 증여하는 이익을 과세하기 위하여 제39조의2(감자에 따른 이익의 증여)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실무적으로 몇 가지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
법인이 자기주식을 취득하여 소각하는 경우
법인이 통상적인 자본금 감소 절차가 아니라 자기주식을 취득하여 소각하는 방법으로 감자를 하는 경우 자기주식의 취득시점과 소각시점 간에 시간적 차이가 발생한다. 이 경우 어느 시점의 시가를 기준으로 증여세 과세여부를 판단하고 증여이익을 계산하여야 하는지 의문이 있을 수 있다.
판례는 감자를 위한 주주총회결의일(이하 ‘감자결의일’) 현재 시가에 의한다는 입장이다. 법인이 일부 주주로부터 상증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른 가액으로 자기주식을 매입하여 10년간 보유하다가 소각한 사안에서, 과세관청은 감자결의일을 기준으로 시가를 산정한 다음, 해당 주주가 그 시가보다 낮은 대가(즉, 10년 전의 주식매매대금)로 주식을 소각함으로써 특수관계에 있는 대주주 등이 이익을 얻었다고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였다(주식을 소각한 주주에 대해서는 의제배당으로 소득세를 부과하였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적법한 처분이라 판단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4. 6. 24. 선고 2013구합23577 판결).
이 사건의 상급심은 이 쟁점을 다루지 않았으나, 서울고등법원은 다른 사건에서 주식소각의 효력이 감자결의일에 발생하므로 감자결의일을 기준으로 시가를 산정하여야 한다고 하여 사실상 동일한 취지로 판단하였다. 주식을 시가보다 낮은 대가(즉, 주식의 매매대금)로 소각함으로써 발생한 증여이익을 계산할 때, 취득일부터 감자결의일까지의 주식가치상승분이 증여이익에 포함되더라도 이것 역시 수증자가 주식소각을 통해 얻은 이익에 해당하므로 문제가 없다고 보았다(서울고등법원 2018. 11. 21. 선고 2018누46843 판결 참조).
이러한 내용을 종합하면, 법인이 자기주식을 시가로 취득하였더라도 감자결의일 현재 시가가 취득 당시 시가와 다르다면 증여세 과세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때 감자결의일 현재 시가가 취득 당시 시가보다 높다면 취득일부터 감자결의일까지의 주식가치상승분도 증여이익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 위 두 판결은 법인이 주식의 소각 내지 자본의 환급을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매입한 사건에 관한 것으로, 법인이 매매목적으로 자기주식을 매입한 경우에도 이러한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되는지에 관해서는 분명한 해석이 없다. 다만, 위 판결의 법리는 자기주식의 취득과 소각이 하나의 거래(감자)임을 전제한 것이므로, 만일 법인이 매매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한 것이어서 자기주식의 취득과 소각을 하나의 거래(감자)로 볼 수 없다면 동일한 법리가 적용된다고 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과세관청은 법인이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경우 증여세 과세문제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의에서, “법인의 주식을 소각함에 있어서 일부 주주의 주식만을 소각함에 따라 다른 주주가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9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하는 것이며, 귀 질의의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자기주식의 매입목적, 매입가액, 소각 등 매입ㆍ소각에 관한 구체적인 사실에 따라 판단할 사항임”이라고 회신한 바 있는데(서면-2022-자본거래-3854, 2022. 11. 1, 서면4팀-2889, 2007. 10. 8), 자기주식의 매입목적을 고려한다고 언급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와 동일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에 의하더라도 이 문제는 주주의 양도차익이 배당소득(의제배당)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양도소득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문제와 같이 결국 거래당사자의 법률행위 해석문제로 귀결되므로, 개별 사안에 따라 납세자와 과세관청 간에 다툼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법인의 이익으로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경우
상법상 주식소각은 자본금 감소를 통한 방법과 배당가능이익 감소를 통한 방법이 있다. 전자는 법인의 자본금을 감소시키므로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채권자 보호절차를 필요로 하나 후자는 법인의 자본금을 감소시키지 않으므로 이사회결의만으로 가능하다.
그런데 상증세법 제39조의2 제1항은 문언상 “법인이 자본금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주식을 소각하는 경우”를 과세요건으로 하고 있고 “감자(減資)를 위한 주주총회결의일”을 증여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규정은 자본금 감소를 통한 주식소각을 전제한 규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법인이 이익으로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경우 이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상증세법 제4조 제1항 제6호(이하 ‘포괄주의규정’)가 적용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과세관청의 입장에서는, 법인이 이익으로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경우 발생하는 주주 간의 이익증여는 자본금 감소를 통한 이익증여와 실질이 동일하고, 이는 당초 구 상증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그 밖의 이익의 증여 등) 제1항 제3호에 따른 과세대상이었던 점(서울행정법원 2014. 4. 11. 선고 2013구합20301 판결, 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745, 2007. 6. 27, 서면인터넷방문상담4팀-1680, 2005. 9. 16, 서면4팀-898, 2005. 6. 7. 등), 비록 상증세법이 2015. 12. 15. 개정되면서 위 규정은 삭제되었으나 이는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에 따른 과세가 가능함을 전제로 삭제된 것이므로(기획재정부 2015. 8. 7. 자 상증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 ‘3. 처 부분’ 참조), 포괄주의규정의 적용을 부정하는 것은 개정취지에 반하는 점 등을 이유로, 포괄주의규정을 적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최근 대법원은 개별 가액산정규정의 과세대상에서 제외된 거래 또는 행위에 대해 포괄주의규정의 적용을 제한하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한 바 있으므로(대법원 2024.04.12. 선고 2020두53224 판결), 분명한 해석은 없으나 위와 같은 논리는 이러한 판결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결어
법인이 일부 주주로부터 자기주식을 취득하여 소각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해당 주주의 소득을 양도소득과 배당소득(의제배당) 중 무엇으로 볼 것인지가 주된 쟁점이 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내용에 비추어 보면 증여세 과세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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