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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전문가칼럼

근로소득세의 적정 면세자 비율은? (안종석 대표)

by 삼일아이닷컴 2025. 10. 29.

 

객원 전문가 칼럼니스트 "안종석 대표"

가온조세정책연구소 대표

근로소득세의 적정 면세자 비율은?

지난 대선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소득세 과표구간과 공제율을 물가상승률에 연동하는 물가연동제 도입 필요성이 지시되었다. 그런데 정부가 발표한 2025년 세법개정안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면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이 증가한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2014년에 소득세가 대폭 개편되었는데, 그 결과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2013년에는 면세자의 비율이 31.3%였는데, 2014년에는 48.1%가 되었다. 이에 대해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이 과다하게 높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2015년 이후 면세자 비율이 매년 1∼2% 포인트씩 낮아져 2023년에는 33%가 되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2∼3년 후면 2013년의 면세자 비율과 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이 2015년 이후 정부가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면세자 비율이 낮아진 것은 물가연동제를 적용하지 않은 데 따른 결과이다. 물가연동제를 적용하지 않으면 물가가 상승하여 명목임금이 상승하면 실질소득이 증가하지 않았어도 세부담이 증가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는 면세율을 낮추는 것과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여 실질세부담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한국의 소득세 실효세율이 전반적으로 낮고, 면세율이 높은 상황이어서 실효세율을 인상하고 면세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면 먼저 실효세율 수준을 높이고 면세율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춰 정책을 운영하고, ‘실질세부담의 안정적 유지’ 목표는 조금 뒤로 미루는 게 좋을 수도 있다. 실효세율 수준과 면세율에 크게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면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실효세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과세구조를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가 상승을 고려하여 세율구간과 공제액을 조정하여 실질가치로 평가한 실효세율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국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관점에서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면세자 비율은 어느 정도가 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 면세자 비율이 과다하다는 문제가 제기될 때 언론에서 많이 언급되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국민개세주의’ 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이다. 국민개세주의는 모든 국민이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말은 소득이 있는 자는 모두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원칙을 적용한다면 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0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저소득층에게 소득세 면세를 허용한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세금 징수의 효율성 문제이다. 세금 징수 비용이 거둬들이는 세금보다 크다면 세금을 징수하지 않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세금 징수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건당 또는 1인당 납부하는 세금이 아주 작으면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소득세뿐만 아니라 다른 세목에서도 이런 경우에는 세금을 징수하지 않는데 이를 소액부징수라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인터넷이 발달하고 전자적 자금 거래가 쉬워져 이전에 비해 세금 징수 비용이 매우 낮다. 그러므로 소액부징수가 허용되어야 하는 납세자의 범위도 상당히 작을 것이다. 즉, 징세의 효율성 관점에서 보면 적정 면세자 비율은 상당히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소득재분배의 문제이다. 소득이 있지만 매우 적어서 세금을 납부한 이후에 최저한의 생활을 운영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라면 세금을 면제하는 방식으로 소득 지원을 하여 사회 후생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저소득계층에 대한 생활 지원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하는데, 이들에게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세금에 상응하는 만큼 보조금을 축소하면 징세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정리해보면, 소득세 면세를 허용하는 논리적 근거는 소득재분배에 있다. 소득이 매우 낮은 자에게는 세금을 징수하지 않는 것이 사회 전체의 후생을 증대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소득재분배의 관점에서 보면, 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그다지 중요한 지표가 되지 못한다. 납세자들은 소득세 외에도 사회보험료를 납부하며, 저소득층은 정부에서 현금으로 보조금을 받기도 한다. 그러므로 소득재분배 관점에서 면세율을 설정하려면 소득세와 소득에 부과하는 사회보험료,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 지원, 자녀 부양 지원 등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종합하여 순혜택을 검토하고, 소득세의 역할을 파악하여 세부담 수준과 면세 기준을 설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래 그림에서는 한국의 근로소득에 대한 세부담을 부과 요소별로 분해하여 정리하였다. OECD의 보고서인 Taxing Wages 2025에 게재된 것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가구의 형태를 독신자, 자녀 두 명을 부양하는 한 부모 가정, 소득원이 한 명인 부부, 소득원이 한 명이고 부부와 자녀 2명으로 구성된 가정의 네 가지 형태로 구분하여 소득수준이 근로자 평균 임금의 50%에서 250%인 가구의 세부담을 소득세, 근로자 본인이 납부하는 사회보험료, 고용주가 부담하는 사회보험료, 그리고 정부로부터 받는 현금보조금으로 구분하여 정리하였다. 세금 및 사회보험료 부담은 양수로, 보조금은 음수로 표현하였다. OECD에서 이 분석을 위해서 사용한 한국의 근로자 평균 급여는 5,500만원이다. 평균임금의 50%는 2,705만원, 250%는 1억 3,750만원이 된다.

이 그림에서 중점을 두고 검토해야 할 요소는 순부담률이다. 본고에서 ‘순부담률’이라고 표현한 지표는 소득세와 근로자 부담분 사회보험료의 합에서 보조금을 차감한 금액을 근로자가 받는 급여로 나눈 것으로 그림에서 점선으로 표시되었다. 순부담율은 근로를 제공하고 급여를 받은 후에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납부하고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서 실제로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정부가 소득세를 소득재분배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면 소득세만 검토할 것이 아니라 소득세제의 변화가 가처분소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검토하여 정책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평균 Tax Wedge 분해 (2024년)

(단위: %)

주 : 1) 수평축은 소득수준을 근로자 평균임금에 대한 비율(%)로 나타낸 것임

자료: OECD, Taxing Wages 2025: Decomposition of Personal Income Taxes and the Role of Tax Reliefs, Paris, 2025, p. 115.

위 그림에서 보면, 자녀가 없는 가구의 경우에는 소득수준이 근로자 평균임금의 50% 수준일 때도 순부담율이 10% 정도 된다. 이 경우에 소득세 부담률이 1% 수준으로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순부담률이 10%가 되는 것은 사회보험료 때문이다. 한편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소득이 근로자 평균임금의 80% 수준이 될 때까지 소득세율이 0%가 된다. 사회보험료는 정률의 요율이 적용되지만, 소득수준에 따라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므로 순부담률은 소득세와 사회보험료를 합한 총부담률보다 상당히 낮다. 소득원이 한 명이며 부부와 자녀 두 명으로 구성된 가정의 경우에는 소득이 근로자 평균임금의 84% 수준이 될 때까지 순부담률이 음수가 된다.

정부가 소득세 정책을 통해 소득재분배를 도모하고, 그 과정에서 면세자가 발생한다면, 면세자 비율을 사전에 정하지 말고 위 그림과 같은 분석을 한 후, 이를 바탕으로 소득세 정책을 결정하면 좋을 것이다. 분석 대상 소득을 넓히고, 한국의 제도 중 OECD의 분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세부담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요소가 있다면 그러한 요소들을 포함하여 순부담률을 계산하고, 순부담률의 프로파일을 어떻게 변화시키기를 원하는지, 소득세제 개편안이 순부담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검토하여 정책을 결정한다면, 그로 인해 발생한 면세자 비율에 대해서는 그 비율이 다소 높거나 낮더라도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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